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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2011)

영화 속에 담긴 현실

by 느긋하게, 차분하게, 꾸준하게 2020. 5. 30.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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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2011)

다운증후군 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으로부터 받은 충격으로 인해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한 중년의 남자 이름은 태건호(정재영)다. 아이러니하게도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원인이 자기의 무능력함에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아들이 죽던 날 집에 찾아왔던 채권 추심원으로 일하며 살아갔다. 다른 이의 빚을 끈질기면서도 냉정하게 받아내 자기 빚을 모두 청산한 날 그는 자기가 간암 말기 환자라는 걸 알게 된다. 10일 이내 간 이식 수술을 받지 못하면 삼 개월 이상 살 수 없다. 그 순간부터 그는 채권 추심원으로 쌓은 인맥을 통해 죽은 아들이 장기를 기증해서 살린 사람 다섯 명의 인적 사항을 알아내 한 명씩 찾아간다. 이유는 자기 아들이 목숨을 살렸으니 자기 목숨도 살려달라는 빌린 게 있으니 값아야 한다는 채권 추심원식 인생관 때문이었다. 그런 와중에 만난 여자가 차하연(전도연)이었다. 17살에 낳은 딸을 버리고 떠난 피도 눈물도 모르는 그녀는 사기에 사기를 거듭하여 재력과 권력을 손에 쥐었는데, 함께 사기극을 벌리던 남자에게 사기를 당해 교도소에서 수감 중이었다. 태건호는 차하연의 간이 필요했고, 차하연은 자기를 속인 남자를 찾아내기 위해 태건호의 숨어 사는 사람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했다. 그렇게 둘은 한 배를 타게 되고, 엎치락뒤치락 영화는 어디에서 시작하여 어디로 갈지 도무지 알 수 없게 꼬여만 간다.

 

          태건호는 수술을 받지 못하고 죽는다. 차하연은 자기의 딸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길을 걸어간다. 태건호는 수술을 거부했다. 아들이 죽던 날에 대한 경험이 되살아 났기 때문에 수술 후 또 다른 삶을 계속 진행하기 보다는 아들 곁으로 가는 죽음을 택했다. 죽으면서 그는 아들이 자기에게 말을 거는 순간이 기록된 녹음기를 들으며 아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한다.

 

          아들이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는 하나님을 믿어?" "아니, 아빠는 하나님을 믿지 않아." 아빠가 대답했다. "근데, 널 생각하면 하나님이 꼭 어딘가 살아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이 말이 왜 이리도 내 마음에 사무치게 파고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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