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에 관한 영화다.
신앙심이 돈독한 한 부부는 남미로 선교 여행을 갔다가 부모가 버린 한 남자아이를 입양해서 미국으로 돌아왔다. 백인 부모 밑에서 자라난 사춘기 소년 존John은 엄마를 좋아하면서도 함께 있으면 짜증이 나는 양가감정으로 힘들어하는 시기를 힘겹게 나고 있었다. 키가 작았지만 농구를 잘했기에 고등학교 농구부에서 선수로 활동했던 존은 어느 겨울날 친구 집에 놀러 가 하룻밤을 보낸 후 다음날 아침 일찍 친구들과 함께 근처 공원에 달려가 농구도 하고 놀이터에서 놀며 하루를 시작했다. 문득 추운 날씨에 빙판으로 변한 공원을 끼고 흐리는 강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머뭇거렸지만 한 발 두 발, 빙판이 자신의 몸무게를 감당하는 걸 확인한 사춘기 소년 세 명은 서서히 얼어붙은 강물의 중간 지점까지 달려갔다. 그때 큰 목소리가 들려왔다.
"얘들아, 거기서 나와. 거긴 위험해. 빙판이 단단하질 못해."
"냅둬요. 우리가 알아서 할 거니까, 아저씨는 아저씨 일이나 신경 쓰세요." 존이 비아냥거리며 대꾸했다.
더는 말해봤자 화만 날거란 걸 단번에 알아챈 아저씨는 문을 닫고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잠시 후 소년 세 명이 서있던 빙판이 깨졌고 셋은 차가운 물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세 아이가 물속에 빠진 걸 확인한 아저씨는 서둘러 911로 전화했다. 다행히 친구 두 명은 고개를 물밖에 낸 채 강 밖으로 구조되었다. 하지만, 존은 정신을 잃은 채 물속에 잠겨 있었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못한 존을 향해 담당 의사는 사망을 선고했고, 잠시 후 존의 엄마 조이스Joyce가 병원에 도착했다. 숨을 멈춘 채 병상에 누워 있는 존을 확인한 조이스는 처절하게 목놓아 울면서 절박하게 하나님께 기도했다. 그리고, 아주 희미했지만 존의 심장이 다시 띄기 시작했다. 존은 특수 병동으로 옮겨졌고, 잠시 후 뇌전문의가 있는 종합 병원으로 다시 옮겨졌다.
살아날 확률이 거의 없었던 존은 결국 다시 살아났다. 살아나더라도 뇌의 상당 부분이 영구 파괴되었기에 정상적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할거라는 의사의 소견은 추측일 뿐이었다. 존은 다시 살아났고, 뇌는 정상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며칠간 집에서 휴식을 취한 존은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었고, 예전처럼 농구를 계속할 수도 있었다.
'역시나 기도를 하면 일어날 수 없던 일이 일어나게 된다는 걸 전하고 싶은 영화였나?'라는 실망감은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말끔하게 씻겨 사라졌다. 존과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 목사님이 기적을 경험한 가족과의 공개 면담을 요청했다. 예배당 강단에 앉아 있는 존과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눈 목사님은 청중을 향해 묻기 시작했다.
"강물에 빠진 존을 살리는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 분들이 이자리에 있다면 일어나 주세요."
"병원에서 존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이 이 자리에 있다면 일어나 주세요."
"존을 위해 학교에서 물심양면으로 애써주신 분들이 이 자리에 있다면 일어나 주세요."
"집에서 혹은 일터에서 존을 위해 기도로써 도움을 베푸신 분들이 이 자리에 있다면 일어나 주세요."
그런 후 주변을 둘러봤다. 교회에서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존이 경험한 기적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의 땀과 노력과 걱정과 염려가 하나로 뭉쳐 이루어진 결실이었다.
기적에 대한 영화다. 하지만 하늘에서 떨어지는 기적이 아니라 땅에서 우리가 만드는 기적에 대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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