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가 다시 돌아왔다. 일당백一當百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 존John은 베트남 전쟁에서 살아서 미국으로 돌아갔다. 제대 후 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상日常을 살아낼 수는 없었던 거 같다. 아리조나 주의 한 목장에서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살았다. 피를 나눈 가정은 아니지만 마리아Maria와 마리아의 손녀 가브리엘라Gabriela와 가족 같은 공동체를 꾸려 살았다. 전쟁 중 받은 충격은 정신적외상후 장애(Posttraumatic Stress Syndrome)로 한 평생 몸에 머물렀기 때문에 그는 거처인 목장 곳곳을 은밀하게 오갈 수 있는 지하 동굴을 팠고 전쟁 경험이 되살아날 때면 그곳에 들어가 시간을 보냈다. 전쟁 중 받은 충격이 몸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는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 더 큰 압박감에 시달리기 때문에 전쟁과 비슷한 환경을 찾아내 그곳에 머무며 약간의 안정감을 회복한다게 정신적외상으로 고생하는 사람의 특징인데 존은 삶의 터전 한 구석에 전쟁터를 복원해 두고 원할 때면 그곳에 들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입학을 눈앞에 둔 가브리엘라가 말없이 멕시코로 떠났다. 자기와 죽은 엄마를 버리고 떠난 친부를 만나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할머니와 존은 극구 말렸지만, 가브리엘라는 거짓말을 한 후 멕시코로 향했다. 아빠는 냉정했다. 자기와 죽음 엄마가 당신 인생에 털끝만큼도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에 떠났다는 사실을 알리며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음을 표정 하나 바꾸지 않은채 딸에게 말했다. 충격에 휩싸인 가브리엘라를 멕시코에 사는 친구는 한 나이트 클럽Night Club으로 데려갔고, 그곳에서 가브리엘라를 성매매 업소 중개상인에게 팔았다.
가브리엘라가 멕시코로 갔다는 사실을 안 람보는 서둘러 멕시코로 향했다. 우여곡절迂餘曲折 끝에 성매매 업소를 관리하는 폭력배가 연거푸 몸속에 주입한 마약으로 인해 비몽사몽을 헤매는 가브리엘라를 찾아내 집으로 떠났다. 하지만, 약물 과다복용으로 가브리엘라는 집으로 돌아가던 차안에서 그만 숨을 멈춘다. 가브리엘라를 농장 언덕에 묻은 존은 살 곳을 찾아 어디론가 떠나는 마리아를 배웅하며 자기 또한 곧 어딘가로 떠날거라고 말한다.
그런 후 존은 40여년 전 람보로 돌아갔다. 농장 곳곳에 전쟁을 위한 다양한 함정과 폭발물을 설치하여 인생 마지막 전쟁 준비를 마친 람보는 멕시코로 돌아가 가브리엘라에게 강제로 몸을 팔게 한 폭력단의 두목 집에 잠입하여 그를 참혹하게 살해한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분명하게 밝히기 위해 가브리엘라의 사진을 살해한 두목 몸에 칼로 꽂아 붙여 두었다.
폭력단 부두목은 형의 원수를 갚기 위해 부하와 함께 완전 무장을 한 후 람보가 사는 농장에 찾아왔다. 그 순간부터 영화는 람보의 일당백 전쟁을 시원, 상쾌, 유쾌, 통쾌하게 보여준다.
람보는 또 다시 이겼다. 악당을 모두 죽인 후 늠름하고 장엄하게 살아남아 농장에서 키운 말 한 마리를 타고 어딘가를 향해 달리기 시작할 때 영화는 끝났다. 어린 시절 '이런 사람도 다 있구나!'라며 아빠 옆에서 주먹은 불끈 쥐고 숨은 죽은 채 봤던 람보의 노익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영화다. 그런데. 람보를 연기했던 실버스타 스텔론Sylvester Stallone의 얼굴 표정은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았다. 인생이 잔뜩 들어간 얼굴 하나로 1시간 39분 동안 연기했다. 문득 람보와 쌍벽을 이루었던 터미네이터Terminator의 아널드 슈왈츠제너거Arnold Schwarzenegger가 생각났다. 그는 표정 없는 표정으로 연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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