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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zy Rich Asians 졸부 동양인 (2018)

영화 속에 담긴 현실

by 느긋하게, 차분하게, 꾸준하게 2020. 3. 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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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부 동양인 (2018)

       2020년 3월 7일 밤에 지누와 함께 봤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중국 갑부들 중에서도 갑부들이 모여 사는 싱가포르에서 태어난 닉 영Nick 은 미국으로 유학 와 뉴욕에서 생활하다 레이첼 추Rachel Chu란 여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름만 대면 모르는 이가 없는 그를 좋아하지 않은 여자는 여지까지 없었지만 레이첼은 그에게 특별했다. 자신의 집안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기에 사심 없는 마음으로 자기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줬기 때문이다. 절친의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가야 하는 닉. 레이첼을 데려갔다. 할머니와 어머니께 보여주기 위해서였고, 친구 결혼식이 끝난 후 레이첼에게 청혼하기 위해서였다. 자기 또한 배경 없는 집안에서 태어나 재벌가 집안 장남과 결혼하여 재벌가 며느리가 되었지만, 예상대로 닉의 어머니는 레이첼을 달가워 하지 않았다. 경제학과 교수로 생활하던 레이첼은 나름의 오기를 부려 닉의 어머니 마음에 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닉의 어머니는 사설탐정을 고용해서 레이첼의 어머니의 슬픈 과거를 알아내 레이첼을 문전박대했다. 고민 끝에 레이첼은 사랑하는 닉의 미래를 위해, 닉이 앞으로 남은 삶을 어머니와 사이좋게 살아가길 원한다는 마음을 닉 어머니에게 전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레이첼의 진솔한 마음에 감동한 닉 어머니는 자신이 남편에게 선물로 받은 결혼반지를 닉에게 주며 레이첼을 며느리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 반지를 레이첼에게 건네면서 닉은 비행기 보통석 구역에서 레이첼에게 청혼했다.

       

       한 가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영상으로 옮겼지만, 볼거리는 시작부터 끝까지 충만했다. 2019년 미국 뉴저지 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뽑힌  매디슨의 고급 저택을 오가며 볼 때마다 감탄하며 어떤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 저런 곳에 살까를 내 자신에게 묻곤 했었다. 영화 <졸부 동양인>은 그런 부러움과 애석함 사이를 오가는 내 마음에 폭탄을 던졌다. 싱가포르에 사는 중국 갑부들의 비밀스러운 삶을 유쾌하고 즐겁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아빠, 저건 정말 '투 머치'인거 같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냐?"

"모르겠어요. 근데 저건 정말 '투 머치'예요. 어떻게 저렇게 살 수가 있어요?"

"그러게 말이다. 그래도 저렇게 사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서 재밌긴 하다, 야."

 

       영화 첫 장면이 생각났다. 비가 억세게 쏟아지던 어느 밤, 한 중년의 중국 여인은 양 손에 딸과 아들을 붙잡고 호텔로 들어섰다. 호텔 지배인은 공손하게 하지만 당신 같은 동양인은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 없다는 인종차별적 신호를 은근히 쏘아대며 예의 바르게 문전박대했다. 그 여인이 공중전화 상자에 들어가서 한 참 누군가와 열띠게 이야기 나누는 장면이 잠깐 스쳐 지나간다. 잠시 후 그 여인은 두 아이를 데리고 다시 호텔로 들어간다. 이제 호텔 지배인은 제법 근엄한 표정으로 비에 흠뻑 젖은 동양인을 천대하기 시작하려는데, 호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옥탑방에서 자던 호텔 주인이 내려와 그 동양인 여인을 극진하게 맞이한다. "오늘부터 난 이 호텔 사장이 아니야. 바로 이 귀부인의 남편이 주인이지. 어서 이분들께 방을 준비해드려."

 

       영어로 "돈이 말한다 Money talks."는 표현이 있다. 사실 돈은 기적을 창조하지 않던가?

 

       Money creates miracles.  참 맞는 말이라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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