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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 Shame (2011)

영화 속에 담긴 현실

by 느긋하게, 차분하게, 꾸준하게 2019. 12. 25.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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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me (2019)

한 성중독자에 관한 이야기다. 평범한 직장인 브랜든.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옷을 갈아입은 후 그가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저녁을 먹으며 음란 영상물을 시청하기다. 성욕이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창부를 집으로 불러 성관계를 가지고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려면 반드시 해야 하는 자위행위. 하루를 살면서 만나는 혹은 스쳐 지나가는 여자는 모두 성적 충동을 자극하는 대상물이자 성적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잠재적 대상물이다.

 

     그런 그의 삶은 너무나도 단조롭고 무료했다. 창부를 찾을 수 없으면, 남성애자들이 모이는 유흥업소를 찾아가서라도 성적 충동을 해소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지만, 브랜든의 얼굴에는 항상 수심이 가득하다. 그런 그의 수심이 그와 비슷한 행동 성향을 보인 사람에게는 특별한 신호로 다가가는 것일까?

 

     도서관에서 빌린 어느 성중독자의 고백록 「Getting Off」서문에 기록되어 있길래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봤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지루하고 따분하다. 브랜든의 사적 성생활을 자세하게 그리고 있지만 자극적이기보다는 안쓰러움과 답답함이 마음속을 가득 채웠다. 그런 그의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를 기대하며 끝까지 지켜봤지만, 브랜든은 변하지 않는다. 4개월 이상 누군가를 만난 적이 없는 브랜든은 다시 지하철에서 눈이 마주친 기혼 여자를 말없이 쳐다봤고, 다시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온 성적 충동에 복종했다. 무엇이 브랜든을 성중독으로 이끌었는지, 무엇을 위해 그는 끝을 알 수 없는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하루하루 부단히 노력하는지, 성중독이 그의 삶을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영화는 무관심했다. 그저 여기에 이런 사람이 있으니 한 번 그의 삶을 들여다보시죠라고 말하는 거 같다. 성중독자의 삶을 멀리서 훔쳐보는 관음증을 자극하는 영화라고나 할까? 다른 이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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