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그 힘겨움에 관해

 

기다림, 그 힘겨움에 관해

말씀: 창세기 25:19~28

"이사악이 리브가를 아내로 맞을 때 그의 나이는 사십 세였다. 리브가는 바딴아람에 사는 아람 사람 브두엘의 딸로서 아람 사람 라반의 누이였다. 리브가가 아기를 낳지 못하였으므로 이사악은 야훼께 아기를 갖게 해달라고 빌었다. 야훼께서 그의 기도를 들어주시어 아내 리브가가 임신하였는데, 뱃속에 든 두 아이가 서로 싸우므로 리브가는 "이렇게 괴로워서야 어디 살겠는가!" 하면서 야훼께 까닭을 물으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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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마시멜로 실험에 관해 들어보셨나요?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까지 월터 미셸과 에브 에베슨 두 명의 심리학자가 행한 지연된 욕구 충족에 관한 일련의 실험을 일컫는 말입니다. 조금은 그 실험에 대해 안다는 신호를 제게 보내셨으니 간략하게 그 실험에 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미셸과 에베슨 교수는 스탠퍼드 대학교 내 빙 보육원에 다니는 남자아이 16명과 여자아이 16명을 실험 대상자로 선택했습니다. 아이들의 나이는 3살에서 5살 사이였죠. 이 아이들을 데리고 두 교수는 무엇을 했을까요? 간단하게 말하면, 아이들에게 과자를 주었습니다. 실제로는 마시멜로와 함께 쿠키, 프레젤도 줬습니다. 손에 든 과자를 먹으려는 아이에게 두 교수는 제안했습니다. 만약 15분 동안 과자를 먹지 않고 참으면 상으로 과자를 하나 더 준다고. 처음에 이 실험은 얼마나 많은 아이가 욕구 충족을 지연할 수 있는지를 알아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재미나게도 이 실험은 후속 실험이 발견한 사실로 인해 더 유명해졌습니다. 1988년에 행한 첫 번째 후속 실험은 유치원에서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지연할 수 있었던 아이들이 청소년기에 이르자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욱 자존감이 높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2006년에 다시 행한 두 번째 후속 실험은 욕구 충족을 지연할 수 있었던 아이들이 대학 진학 적성 검사에서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음을 찾아냈습니다. 어떤 점에서 볼 때, 이 마시멜로 실험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그때 그 아이들이 노인이 될 때, 우리는 욕구 충족을 지연할 수 있는 능력의 특징과 그 능력이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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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의 삶을 이 지연된 욕구 충족이란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습니다. 아브라함의 삶은 기다림의 삶이었습니다. ‘더는 이런 삶을 계속 살 수 없다. 정말 지겹다.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여 새로운 인생에 도전하기 전까지 75년 동안 아브라함은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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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는 아브라함이 어떻게 하나님을 향한 신앙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는지를 차분하게 살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전 거듭 아브라함은 가장 중요한 기독교인의 원형이라고 말했습니다. 원형이란 말로 제가 말하고 싶은 건 거의 모든 기독교인이 아브라함을 이상형으로 꼽는다는 점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순종에 관해 말할 때면 어김없이 우리는 아브라함을, 특별히 그가 하나님을 위해 이삭을 바치는 장면을 언급합니다. 종종 우리가 잊고 지나가는 건 아브라함은 정말로 이삭을 하나님께 바쳤다는 점입니다. 자기 아들을 실제로 죽였느냐 그렇지 않았냐는 중요 사항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그가 하나님께 아들을 바치기로 마음먹었다는 점입니다. 덧붙이면, 하나님으로부터 물질적 축복을 받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우리는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 한 약속을 생각합니다. “나는 너에게 더욱 복을 주어 네 자손이 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모래같이 불어나게 하리라. 네 후손은 원수의 성문을 부수고 그 성을 점령할 것이다. (창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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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로 부드럽게 넘어가기 위해서 여기서 여러분께 한 가지 간단한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성경책에는 구약과 신약 두 권의 책이 담겨 있습니다. 전 여러분이 어느 책을 더 좋아하시는지 그리고 왜 그 책을 더 좋아하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오늘은 정말로 여러분이 성경책에 대해 생각하는 걸 듣고 싶네요. 제 생각을 나누기 전에 여러분의 생각을 들을 수 있을까요? 성경책에 관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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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 차례죠? 전 구약을 신약보다 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구약 성경에는 하나님과 영원한 관계를 만들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에 대한 놀라우리만치 현실적인 묘사가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상식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기독교인의 모습에 관한 잣대를 구약 성경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들이대면 거의 모두가 우리처럼 실패자라는 사실은 처음에 조금 당혹스러웠습니다. 고통을 겪을 때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으려고 아주 열심히 노력합니다.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서 하나님만이 우리의 주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울부짖음을 듣고 도와 주십니다. 고통에서 벗어나면 사람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하나님께 약속한 걸 잊어버립니다. 안타까운 것인지 아니면 다행인지, 삶은 롤러코스터랑 비슷합니다. 한참 동안 위로 올라갔다면 조만간에 반드시 아래로 내려와야만 합니다. 같은 방법으로 오랫동안 아래로만 내려갔다면 조만간에는 다시 위로 올라갈 겁니다. 구약 성경도 똑같은 걸 말합니다. 하나님께 등을 돌렸던 사람들은 다시 감당하기 힘든 장애물이 나타나면 하나님께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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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은 인간의 나약한 본성을 솔직하게 보여줍니다. 하나님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얼마나 이기적인지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이런 우리의 이기적인 모습을 어떤 이는 자판기 앞에서 무언가를 사려는 우리에 빗대었습니다. 우리의 헌금과 기도는 하나님이란 자판기에 넣는 동전입니다. 헌금과 기도를 하고 나면 우리는 우리의 헌신이 곧바로 결과물이 되어 나타나길 바랍니다. 원하는 과자나 음료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으면 자판기가 고장났다고 생각하고, 자판기를 흔들거나 화에 못이겨 주먹으로 쾅쾅 치기도 합니다. 구약 성경은 이렇게 인간의 불완전함도 드러냅니다. 과대망상, 미움, 위선, 도둑질, 부정. 몇 가지만 말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불완전한 존재인지를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볼 때, 우리가 우러러보며 담고 싶은 종교 영웅들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들을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계속 걸어가며 그들이 따라올 때까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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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5장은 아브라함이 한 이해하기 힘든 행동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삭이 리브가와 결혼한 후 아브라함은 다시 결혼합니다. 새 아내 케두라와 6명의 아이를 더 만듭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는지를 염두에 두면, 아브라함의 이상한 행동 속에 담긴 숨은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아내 사라가 죽은 후 그리고 아들이 결혼한 후,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자신에게 한 약속 증명서를 가지길 원했습니다. 삶의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을 때,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이 실현되는 걸 마냥 참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은 다시 결혼했습니다. 여섯 명의 아이가 자라자 아브라함은 그들을 동쪽 나라로 쫓아 보내어 이삭과 멀리 떨어져 살게 했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신뢰했습니다. 하지만, 전적으로 하나님을 신뢰하지는 않았던 거 같습니다. 우리랑 참 비슷하죠? 하나님을 향한 믿음 여행 중 아브라함은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을 거듭해서 스스로 현실로 만들려고 노력했고, 그러다 125세에 삶을 마감했습니다. 50년 동안 여행하면서 결국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하신 약속이 진짜라는 그 어떤 신호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의 삶은 기다림의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기다림에는 끝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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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에서 이삭으로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후 성경책에서 제일 먼저 나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이삭은 아내 리브가를 대신해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리브가가 아이를 낳을 수 없었거든요. 하나님은 응답하셨고 리브가는 아이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자궁 속에서 비정상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 리브가는 하나님께 나아가 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너의 태에는 두 민족이 들어 있다. 태에서 나오기도 전에 두 부족으로 갈라졌는데, 한 부족이 다른 부족을 억누를 것이다.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될 것이다. (창25:23)” 해산날이 다가왔고 쌍둥이가 태어났습니다. 네, 야곱과 에서가 그 쌍둥이죠. 형이 먼저 세상으로 나오자 동생이 이를 이해할 수 없어 형의 발목을 잡고 나왔다는 출생에 숨겨진 비밀을 읽고 나면 아주 짤막한 한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부분 무관심하게 흘러넘기기 쉬운 구절이죠. “리브가가 그들을 낳은 것은 이사악이 육십 세 되던 해였다. (창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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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자신의 기도에 정말로 응답하시는지를 알기 위해 이삭은 20년 동안 기다려야 했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그의 아버지가 두 발로 걸으며 기다렸다면, 이삭은 마음으로 걸으며 기다렸습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 채 무작정 무언가를 한없이 기다려본 적 있으십니까? 인터넷이 등장한 이후로 삶의 질은 속도에 무척 민감합니다. 가끔 저 자신에게 묻곤 합니다. ‘손전화기, 휴대용 컴퓨터, 자동차, 텔레비전, 휴대용 인쇄기, 등. 내가 사용하는 문명의 이기가 정말 많다. 그런데 난 왜 항상 시간과 씨름하고 있지?’ 그렇죠. 문명이 안겨준 편리한 기계로 말미암아 과거와 비교할 때 전 훨씬 더 많은 걸 하고 있기 때문에 바쁘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점점 기다리는 법을 잊어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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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우리 모두가 이번 주에 평상시에는 기다리지 못했던 걸 한번 기다려 보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에 전 우리 모두가 화가 치밀어 오는 순간을 한 번 참고 기다려 보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에 전 우리 모두가 곧바로 해치우고 싶은 일을 잠깐만이라고 참고 기다려 보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왜 그래야 하냐고 묻고 싶으시죠? 기다릴 때, 기다림 속에서 하나님의 지혜가 여러분께 말하는 걸 듣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뜻과 우리의 끝을 알 수 없는 욕망을 분별할 수 있습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새기는 기도

우리를 기다리는 하나님, 오늘 우리는 당신께서 이삭이 아버지 아브라함의 발자취를 따를 수 있도록 어떻게 기다림 속으로 초대하셨는지를 묵상했습니다. 이삭을 당신의 약속을 함께 이루어 갈 동반자로 맞이하기 위해, 하나님, 당신은 이삭에게 기다리는 걸 먼저 가르치셨습니다. 하나님, 지금 우리는 모든 게 조금 더 빨라지는데 집착하는 시대를 살기 때문에 어느새 기다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잊었습니다. 하나님, 이번 주에는 화가 날 때 기다리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가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주기 위해 기다리겠습니다. 기다림 속에서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당신을 느끼고 만나고 싶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