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0일 토요일
미누가 유도를 시작했다. 지난 2년간 온갖 감언이설로 설득했지만 넘어오지 않던 미누가 결국 유도를 시작했다. 그 이유는…. 녀석이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추' 장난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얼마 전 형 지누에게 장난치는 모습을 들켰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순간이라 앞으로 형에게 충성을 다하겠다고 약속에 약속을 거듭해 가까스로 그 순간은 모면했다. 하지만. 이틀 후 아이스크림 킹 미누는 얼음과자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형을 배신했고, 이에 분노한 지누는 형제 사이에 꼭꼭 묻어두기로 약속한 동생 미누의 고추 장난 현장을 차분하게 고백했다.
두 가지 가능성을 미누에게 말했다. 병원에 가서 왜 '고추' 장난을 할수 밖에 없는지를 알기 위한 종합 검진과 삼 개월간 유도장에서 땀 흘리며 수련하여 고추 장난 마음을 없애기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미누는 온종일 고민했다. '병원은 무섭다. 유도장은 더 무섭다. 그럼 약간 덜 무서운 병원에 가자.'
"아빠, 나 병원에 갈래요. 그리고 유도장은 안 갈래요."
"그래? 그럼, 이번에 병원에 가면 6개월 동안 고추 장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각오 됐지?"
"아니, 왜요? 난 한 번만 갈래요."
"아니! 그 '고추' 장난은 아주 무서운 병이다. 한 6개월은 지속해서 병원에 가야 한다."
"아! 나 몰라요! 아, 진짜 몰라요."
미누는 하루 더 고민했다. 조금 덜 무서운 병원에 가기로 한 다짐이 6개월이란 말에 금이 가기 시작했고, 곧 산산이 부서졌다.
"미누야, 결심했나? 뭐 할래?"
"몰라요. 진짜 모르겠어요!"
"그래? 그럼, 이제 아빠가 결정해야겠다.
음…. 유도장에도 가고 병원에도 간다!"
"안돼요! 왜요? 왜 둘 다 해야 해요? 엄마, 아빠가 둘 다 해래요. 그건 아니잖아요!"
결국, 미누는 유도장에 3개월 동안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지누가 2년 전 유도를 시작할 때 입었던 유도복과 하얀색 띠를 꺼냈다. 2년 전 지누처럼 지누도 넉넉하게 잘 어울렸다.
센세이가 기술에 대해 설명할 때는 연거푸 하품을 했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걱정이었다.
“Hey, guys! I am sorry to bother you. But, I want you to see this by Minu. So, Minu, just do what you did before, to me (잠깐만, 방해해서 미안한데, 미누가 하는 걸 다 봤으면 좋겠어. 미누야, 너 방금 나에게 한 걸 해봐).”
미누는 자기보다 두 배는 더 큰 센세이 데인을 오-고시 (O-Goshi, 허리후리기)로 바닥에 던졌다.
“Yes! Isn’t that something? He naturally kneels down to adjust his throw. I did not talk it (그렇지! 대단하지 않아? 이 아이는 날 던지려고 자연스럽게 무릎을 꿇어! 말하지도 않았는데).”
“Now, you throw all these adults, including your dad (자, 이제 여기 있는 어른을 다 던져봐. 네 아빠도).”
미누는 사뭇 진지했다. 센세이가 알려준대로 오른쪽 발을 상대방 오른발 옆에 놓고 오른손으로 상대방 왼쪽 허리를 움켜쥔 후 자기쪽으로 당겨 자기 오른쪽 엉덩이에 걸친 후 무릎을 꿇어 상대방의 무기 중심을 한 순간에 깨뜨리며 바닥에다 내쳤다. 2년 전 지누만큼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스러워했지만, 빠르고 대범했다.
첫 유도 수련이 끝난 후 센세이 데인이 미누에게 다가가 물었다.
"So, Did you have a fun today (오늘 재밌었니)?"
미누는 대답지 않았다.
"OK, you don't have to answer me (대답 안 해도 돼)."
미누의 유도 수련 3개월은 이렇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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