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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의 학교 숙제 영상 "나는 누구인가?" (2020)

삶, 사람, 사랑

by 느긋하게, 차분하게, 꾸준하게 2021. 1. 16.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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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누의 첫 번째 동영상 만들기 숙제 (2020)

 

2020년 3월 초에 미국에 상륙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레잇 네이션great nation'을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고 갔다. 모든 사회 활동이 보이지 않는 대상으로 인해 정지되었다. 우리 네 식구가 살고 있던 드류 대학교 교정도 한순간에 텅 빈 공간으로 변했다. 최대한 바깥출입을 삼가며 처와 난 안전과 안정을 위해 조심했다. 그런 와중에 첫째 아들 지누는 7학년이 되었고, 둘째 아들 미누는 4학년이 되었다. 지누의 사회과학 수업 첫 번째 숙제는 "나는 누구인가?"를 소개하는 영상을 직접 만드는 일이었다. 다시 봐도 잘 만들었단 생각이 든다. 여름 방학 내내 하루에 짧게는 2시간, 길게는 4시간씩 연습했던 축구가 즐길 수 있는 놀이로 변할 만큼 실력이 늘었기 때문인지 자기를 소개하는 영상에 축구하는 장면을 넣고 싶다고 했다. 4년간 함께 수련했던 유도와 주짓수도 넣자고 제안했고, 이를 위해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유도장에 가서 연습 장면을 짤막하게 영상에 담았다. 부끄러움과 의기소침함, 내 어릴 때 모습을 자주 떠올리게 하는 '투명한' 강물 같은 마음을 지닌 첫째 아들. 그래, 난 녀석처럼 '투명한' 마음을 가지진 못했다. 가끔 처와 두 아들에 관해 이야기할 때면 '투명한' 지누의 마음을 칭찬 반 걱정 반 심정으로 이야기하곤 한다. 지누. '지혜로 만든 조그만 성곽'이란 뜻이 담긴 이름이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멋진 녀석으로 자라나 멋스럽게 삶을 만들어 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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