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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소년 Beautiful Boy (2018)

영화 속에 담긴 현실

by 느긋하게, 차분하게, 꾸준하게 2019. 1. 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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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는 약물 중독에 빠진 한 대학생의 삶을 가까이서 지켜본다. 특별히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면서 중독이 왜 개인의 문제인 동시에 공동체(좁게는 가족, 넓게는 사회, 국가)의 문제인지를 설명한다. 계속된 재발 relapse은 주인공 젊은이의 자존감을 조금씩 갉아먹어 자기 자신을 실패자로 규정하게 만든다. 자신이 고장난 인간이란 자괴감은 자학으로 이어지는데, 그런 자학을 위한 약물 남용 속에서 한순간 파도처럼 밀려왔다 사라지는 전능감과 행복감이 더큰 자괴감을 낳음을 영화는 차분하게 그려낸다. 

     약물 중독 회복 중 피할 수 없는 과정인 재발. 영화는 시종일관 차분하게 현상학적으로 중독과 회복, 재발을 반복한 한 젊은이의 내면 세계와 가족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관찰한다. 영화는 중독이란 현상 속에 담긴 문제가 복합적이란 것 또한 말없이 보여주는 기법으로 설명한다. 중독은 신체를 파괴한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중독 현상은 두뇌를 파괴한다. 고장난 두뇌는 정상적인 신체 활동에 장애를 초래한다.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이는 공부도 할 수 없다.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수 없는 이는 사회에서 필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없다.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사람이 된다.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사람은 그 사람이 속한 공동체에게 짐이 된다. 중독은 신체적, 심리적, 경제적, 공동체적 문제다.

     약물에 중독된 아들을 볼 때마다 아버지는 아들이 어렸을 때를 떠올린다. 그렇게 순수했던 아이가, 누구나처럼 이루고 싶은 꿈과 희망으로 세상을 향해 나가는 걸 기대했던 아들이, 재혼한 부인 사이에서 나은 딸과 아들을 끔찍이도 귀여워했던 오빠와 형이, 약물 중독으로 다른 사람이 되었다. 재활 치료는 잠시 그런 아들을 다시 원래의 아들로 돌아오게 도와줬다. 하지만, 이제는 그 아들과 함께 살 수 있겠다고 생각할 때 그 아들은 다시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포기해야 할까? 아니면 끝까지 보호해야 할까? 머리는 포기하라고 말하지만, 마음은 끝까지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영화가 끝나면 영화 속 주인공은 현재 8년째 약물을 입에 대지 않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대마초가 즐거움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법안이 유럽과 캐나다 이후 미국에서도 마련되어 의회의 인준과정 중에 있다. 영화 속 주인공과 그가 중독으로 힘겨워했던 시절내내 함께 있었던 아버지는 무엇이라고 말할까?

     중독 수업에 유용한 영화 한 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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