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제: 광기의 중심에서 Nise: The Heart of Madness (2017)>
무료함이 허무함과 함께 찾아올 때가 있다. 마음 한 켠에서 꿈틀거리던 무의미함은 어느새 늪으로 변해 나를 끌어내린다. 일상이란 무한 반복의 쳇바퀴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그 어디에도 내가 편한 마음으로 잠깐이라도 쉴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사실만 절감할 때가 있다. 혼잣말이 잦아지고, 내가 나에게 하는 말에 섬뜩 놀라 나도 모르게 입에서 터져 나온 한마디가 타인으로 변해 내 앞에 서 있기를 바랄 때가 있다. 그런 날 보게 된 브라질 영화 한 편의 제목은 〈광기의 중심에서 Nise: The Heart of Madness〉였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서 영어 자막을 켜 놓고 감상했다. 한 여자가 철제로 된 벽 한 편에 달린 현관문으로 걸어간다. 문 앞에 서서 주먹으로 철제문을 쿵쿵 두드린다. 아무런 응답이 없자..
영화 속에 담긴 현실
2024. 12. 12. 08: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