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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어머니의 날

삶, 사람, 사랑

by 느긋하게, 차분하게, 꾸준하게 2023. 5. 1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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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 신 시바Shiva는 창조주이자 동시에 파괴주이다. 만물을 창조하면서 만물을 창조한다. 창조와 파괴가 하나일 수도 있단다. 창조는 반혁이다. 창조는 뒤집기다. 창조는 짬뽕이다. 창조는 재배열이다.  해아래 새것이 없다는 말이 맞다면 창조는 익숙함 속에서 특이함을, 일상성 속에서 비일상성을 찾아 끄집어낸 후 새롭게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 날 처에게 편지를 쓰면서 문득 힌두교 신 시바가 생각났다. 

 

현민에게, 

힌두교 신화에는 만물을 창조하는 신이 동시에 만물을 파괴합니다. 시바라는 신이 바로 창조주이자 파괴주입니다. 엄마라는 존재의 중요함과 엄마라는 이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가르쳐 주는 신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두 아들 지누와 미누가 자랄수록 아버지로써의 나에 관해 실망할 때가 점점 잦아집니다. 참아야 했는데... 입 다물어야 했는데... 빙긋이 웃어 넘겼어야 했는데... 비판이 아니라 격려를 했어야 했는데...

두 아들과 좌충우둘만 되풀이 하는 나를 품어주는 이가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아주 소중한 모습으로 당신을 마음에 새기게 합니다. 당신과 함께 살아온 날이 되돌아보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새로운 시선을 배우는 시간이었음에 신에게 감사합니다. 얼마 전 망설이며 답하지 못했던 질문에 이제 답합니다. 그때는 몰랐지만, 당신과 만나 지금까지 함께 살아왔기에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답니다. 당신에게도 내가 그런 사람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게요. 고맙습니다.

남편 이광유 올림 (2023.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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